책, 여행 그리고 영화

국가대표

파란버스 2010. 1. 7. 20:57

진작부터 부고 싶던 영화였는데..

드디어 오늘 보았다.

포항 다녀오는 길에 대한여행사 리무진 파란버스 안에서 시청하였다.

처음 전개 과정은 그러려니 그러려니 하며 진행하였다.

 

 

     동현이가 영화관에서 국가대표를 보다 눈물 흘렸다던데 그다지 별 감동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영화가 중반부를 지나 후반 부로 들어서면서

     그토록 아버지의 마음을 몰라주며 바른 길이 아닌 삐딱한 길로 들어서는 아들.  

     아버지의 마음으로 자식을 바르게 키우고자 골프채로 패고 온몸으로 욕으로 윽박지르며, 키워내는 김한위.

    도대체 자식이 아니라 웬수같이 말썽만 일으키는 아들 마 재복.

    국가대표로 올림픽 예선전을 통과하고도 전혀 집중 받지 못하는 종목의 선수로 뛴다는 이유만으로 두들겨

    맞는 마재복.

 

    그렇게 두들겨 패며 스키 점프 선수의 길을 막았던 아버지는 나가노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아들의 경기 장

    면을 애써 외면한다.

    손님들의 눈과 귀와 온 정신이 올림픽 중계 방송에 쏠려 있음에도 묵묵히 손님상의 고기만 구워주며 일부러

                                             고개를 돌리고 외면하는 아버지.

 

그러나 사실은 온 몸의 모든 신경이 아들에게 집중되어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쏟았다.

그 아버지의 모습이 왜 내게 눈물을 흘리게 했을까.

 

너무나 사랑하는 아들이기에, 아들에게 모든 것을 다 주고 싶은 아버지이기에, 그러나 아들의 가고 싶은 길과 아버지가 가르키는 길이

달랐기에 둘은 하나가 될 수 없었던 것이다.

 

또 한번의 눈물이 나는 장면이 있었다.

이번에도 마재복이다.

1차시도를 성공한 후 2차 시도때 아나운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 누구냐고 질문했었더니, 아들의 대답이 이랬단다.

아버지 라고 자랑스럽게 아버지라고 당당히 말했단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아버지에게 그렇게 얻어터지고 무시당하면서도 아들의 마음 속에 아버지가 함께 했던 것이다.

마재복 아버지 김한위의 마음은 내 마음과 같을까?

동현이의 마음 속에는 자랑스러운 아버지 사랑하는 아버지 김정한이 들어 있을까?

 

어려운 역경속에서도 힘겹게 일구어낸 인간승리, 할수 있다는 영화같은데 내게는 부자간의 사랑이 오버랩되어 국가대표가 다가왔다.

 

잠깐 감격스러웠던 부분이 하나 더 있었다.

강봉구가 점프에 실패한 형을 대신 해 고공을 날던 모습.

잔잔하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