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모 33기 원우와 함께 파란 하늘의 흰구름을 보며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자기 소개와 박수를 번갈아 받으며 도착한 곳은 중앙대학교 안성 캠퍼스 내에 위치한
안성맞춤 박물관.
‘글쎄... 동네 박물관이 뭐 볼만한게 있을라고’ 하는 그저그런 마음을 가지고 입장했으나,
박물관 입구에서 마주친 ‘안성사람의 일생 의례’ 라는 서적에 시선이 꽂히고 말았습니다.
출생의 순간에 잘린 탯줄을 모시는 태실로부터 시작되어 배냇저고리를 비롯 돌잔치, 초등학교 입학통지서, 성적표, 각종 표창장을 비롯한 졸업장 등의 청소년 시절.
어느덧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고 군대 입영 영장을 받아 군대 복무와 전역증 까지.
결혼, 장수, 장례 까지 세월과 함께 흘러가는 삶의 흔적들을 담아 놓았습니다.
성장 의례로 배우고 익히면서 장성하는 지역 주민들의 모습을 정리해 놓은 서적을 보며, 안성 지역에서 발굴된 옛 일상유물들을 발굴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수고로움 덕분으로 안성의 사람들은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가겠구나 하는 부러움과 함께 또한, 이런 책자를 지역의 가정마다 배부했다면, 안성의 아이들에게 이런 서적을 교육자료로 삼아 가정 교육을 시킨다면 참으로 인성이 바르게 자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그 간 막연히 알고 있었던 ‘안성맞춤’ 의 유래와 안성의 5대 자랑거리 중 하나인 ‘방짜유기’ 에 대해서도 많은 지식을 얻었습니다.
실상 지역의 박물관 몇 곳을 돌아 보았어도, 이처럼 지역의 실생활을 제대로 정리해 놓은 곳을 보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굳이 지역의 박물관들이 필요한가에 회의적인 인상을 가졌던 인식을 완전히 뒤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방문한 유별난 마을의 이장님은 3백년째 대를 이어 마을을 지키고 있음을 너무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대부분의 시민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 아니 전 세계 각국에서 모여 있는 안산시의 시민들은 과연 저 분 만큼 정주의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반성과 지금도 도시의 재개발과 주거지역의 변동을 이유로 심심치 않게 이사를 다니며 대를 이어 살게 하지 못하는 도시의 야누스 적인 사회성이 안타까워졌습니다.
마음 푸근한 유별난 마을의 이장님 댁에서 함께한 맛난 점심과 풍선을 빵, 빵 터뜨리며 깔깔거리고 즐기던 유흥.
철썩, 철썩 떡매를 치며 맛나게 콩고물을 묻혀 먹던 맛난 인절미 까지.
소시모의 공정옥 지부장님을 비롯한 스탭 여러분들의 수고에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멀다하지 않고 격려 방문해주신 박태규학장님과 안성시청 관계 공무원이 거봉을 몇 박스 씩이나 들고 직접 찾아 주신 점 또한 안산 소시모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었습니다.
이번 단합대회를 위해 많은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관계자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성호 이익 선생, 단원 김홍도, 상록수를 비롯하여 매우 많은 역사적 정신적 유물과 자연 유산이 산재해 있는 도시, 내가 살고 있는 도시, 우리가 살고 있는 안산시
다시 한 번 내 고장을 생각하고 돌아보게 해주었던 매우 유익하고 즐거웠던 소시모 33기 MT.
앞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소시모 33기 김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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