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동기회장 모임을 끝내고
등돌린 나의 동지들에게.
허전하고 시리다.
유아독존으로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먼서도…
孔子께서 말씀하셨지.
三人行에 必我師焉이니 擇基善者而從之요 基不善者而改之니라.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다보면, 그 중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 될 사람이 있으니.
선한 것을 가려서 따르고 선한지 못한것은 가려서 고친다".
사실 내심 서운했다.
항상 먹고 마시며 웃고 떠드는 것만이 다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오랜만에 만나기도 했지만,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는데 어찌 그리도 무심할 수, 아니 무관심할 수가 있었을까?
과연 내가 그들의 입장이라도 그랬을까?
아니면 그들의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을까?
나는 그들의 생활이 궁금했다.
그들 중에도 이제 사업을 새롭게 시작한 이도 있고, 아직 갈 길을 정하지 못해 방황하는 이도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처음부터 헤어지는 순간까지 그런 대화는 한마디도 없었다.
부끄러워서였을까?
나만 멀기 때문이지, 그들끼리는 이미 소통한 탓일까?
孔子께서
유익한 벗 (익자삼우 益者三友)이 세가지 있고
해로운 벗 (손자삼우(損者三友)이 세가지 있다 하셨지.
정직한 사람을 벗삼고
진실한 사람을 벗삼고
견문이 많은 사람을 벗으로 삼으면 유익하다.
그러나 형식만 차리는 사람
대면할 때만 좋아하는 사람
말재주만 있는 사람을 벗으로 삼으면 해롭다
많은 시간을 생각해봤다.
이리도 저리도…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살피면 벗이 없다’ 고 했는데…
내가 무슨 고고한 학이라도 되는 것처럼 재수없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
만물은 제각기 같은 류에 붙는다. 물은 습지로 흐르고 불은 마른 것에 불붙어 탄다. 군자에게는 군자의 벗이 있고 소인에게는 소인의 벗이 있다고 공자께서 말했지.
그리고 말씀하셨지. “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 동지가 먼 지방으로부터 찾아온다면 즐겁지 않겠는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서운해 하지 않는다면 군자가 아니겠는가
나는 너무나 어리석은 소인배인가 보다.
그들은 멀리서 찾아주었느데 그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게 되었으니.
그들에게 나의 서운함을 일일이 표출하고 말았으니…
酒逢知己千鐘少요. 話不投機一句多니라
술은 나를 아는 친구를 만나면 천 잔도 적고 말은 뜻이 맞지 않으면 한마디도 많다.
진정으로 나를 아는 벗은 얼마나 될까?
세상의 많고 많은 사람들, 그들 중에도 옷깃을 스치는 인연으로 함께 손을 잡는 몇 천명의 사람들…
그들이 모두 나의 벗은 아니겠지.
그럼 나의 벗은 얼마나 될까?
과연 나는 얼마만큼의 사람들을 어떤 사람들을 나의 벗으로 삼고 싶어하는 것일까?
與善人居如入芝蘭之室하여 久而不聞其香하되 卽與之化矣요 與不善人居에 如入鮑魚之肆 久而不聞其臭하되 亦與之化矣니 丹之所藏者는 赤하고 漆之所藏者는 黑이라 是以로 君子는 必愼其所與處者焉이니라.
착한 사람과 같이 살면 향기로운 자초와 난초가 있는 방안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도록 그 냄새를 알지 못하나 곧 더불어 그 향기가 동화되고, 착하지 못한 사람과 있으면 생선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 그 나쁜 냄새를 알지 못하나 또한 더불어 동화되나니 붉은 것을 지니고 있으면 붉어지고 옻을 지니고 있으면 검어지느니라.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있는 곳을 삼가야 한다.
與好人同行에 如霧露中行하야 雖不濕衣라도 時時有潤하고 與無識人同行에 如厠中座하야 雖不汚衣라도
時時聞臭니라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과 동행한다면 마치 안개 속을 가는 것과 같아서 비록 옷은 적시지 않더라도 때때로 윤택함이 있고 무식한 사람과 동행하면 마치 뒷간에 앉은 것 같아서 비록 옷은 더럽히지 않더라도 때때로 그 냄새가 맡아진다.
遠非道之財하고 戒過度之酒하며 居必擇隣하고 交必擇友하며 嫉妬勿起於心하고 讒言을 勿宣於口하며 骨肉貧者를 幕疎하고 他人富者 莫厚하며 克己는 以勤儉爲先 愛衆以謙和爲首하며 常思已往之非하고 每念未來之咎하라 若依朕之斯言이면 治國家而可久니라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녀야 할 도가 아닌 재물은 멀리하고, 정도에 지나치는 술을 경계하며, 벗을 가려 사귀며 남을 시기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고 남을 헐뜯어 말하지 말며, 동기간이 가난한 자를 소홀히 하지 말고 부유한 자에게 아첨하지 말고 자기의 사욕을 극복하는 것은 부지런하고 아껴 쓰는 것이 첫째이고, 사람을 사랑하되 겸손하고 화평함을 첫째로 삼을 것이며, 언제나 지난 날 나의 잘못됨을 생각하고 또 앞날의 허물을 생각하라. 만약 나의 이 말에 의한다면 나라와 집안을 다스림이 가히 오래 갈 것이다.
벗을 가려 사귀어야 한다 했는데 과연 나에게 그들을 선택할 만한 덕이 있을까?
어떤 이를 사귀고 어떤 이를 멀리해야 하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지란지교를 꿈꾸며’에서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할 친구가 가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던 유안진 시인의 마음이 바로 나의 뜻과 같다
그러나 벗 사이의 고결한 우정을 뜻하는 지란지교(芝蘭之交)를 얻기란 참으로 지난(至難)한 일일 것이다.
친구와 함께 성장해왔을 나, 앞으로도 친구와 함께 성장해가야 할 나를 반성해 본다.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었네 –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었네
꽃이 피고 소낙비가 오고 낙엽이 흩어지고 함박눈이 내렸네
발자국이 발자국에 닿으면
어제 낯선 사람도 오늘은 낯익은 사람이 되네
오래 써 친숙한 말로 인사를 건네면
금세 초록이 되는 마음을
그가 보는 하늘도 내가 보는 하늘도 다 함께 푸르렀네
바람이 옷자락을 흔들면 모두는 내일을 기약하고
밤에는 별이 뜨리라 말하지 않아도 믿었네
집들이 안녕의 문을 닫는 저녁엔
꽃의 말로 안부를 전하고
분홍신 신고 걸어가 닿을 내일이 있다고
마음으로 속삭였네
불 켜진 집들의 마음을 나는 다 아네
오늘 그들의 소망과 내일 그들의 기원을 안고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어가네
등을 돌린 쪽은 나였을까?
아니면… 혹시?